Artists
All to Me, All from Me, All together !
2020.05.05-2020.06.03
서용선 종이그림전
올미갤러리
이번 전시는 종이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들과 꼴라쥬들이다. 해방후 대학에서 미술교육이 이루어진 이래 그림은 회화로서 그리고 동양화 서양화라는 명칭으로 구분되어 왔다. 그리고 유화 소묘 수채화 등으로 지역과 매질에 따라 세부 명칭으로 사용되어 왔다. 소묘라는 용어 보다 드로잉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지는 아마도 80년 대 후반 쯤일 것이다. 영어권 문화의 강세 때문이다.
이 전시에서 소묘나 드로잉이라는 말보다 종이그림이라는 말을 쓰고자한다.
뜻이 명쾌하기 때문이다.
색채를 사용한 그림도 포함되며 꼴라쥬 작품도 일부 포함시켰다.
그림은 주로 최근에 5개월여 작업하던 뉴욕의 미드타운 주변이다.
자본과 속도의 도시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일상은 사실 일상이 아니다.
빈틈없이 쪼개어진 도시의 공간속에서 모든 것이 화폐단위로 나뉘어진 숨막힐 듯한 렌트 비용앞에서, 우리는 잠시 머무를 뿐이다. 도시민이 계속 일상을 일상답게 하려면 자신이 머무는 공간의 사용을 위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는 쫓기듯이 일상의 여유로움을 쫓아간다. 도시의 거리는 이제 여유로운 휴식의 공간이 아니다.
바쁘게 쉬고 바쁘게 출퇴근하는 지하철에 올라타야 한다.
나는 이방인으로서 그들을 쳐다본다.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려 하지만 바쁜 그들을 그리려면 바쁘게 그려야 한다.
비교적 간단하고 단순한 종이 그림은 이때에 그 진가를 발휘한다.
숨을 몰아쉬고 작업공간에 돌아와 기억과 자신의 생각을 섞어 수채나 다른 재료를 이용하여 남에게 보일 만한 그림으로 완성해 나간다.
경우에 따라 이것들은 다시 더욱 자신의 목적에 맞게 캔버스와 같은 다른 재료를 사용하여 그리기도 한다.
평소에 마음에 품고 있으나 애매하던 자신의 생각들이 갑자기 분명해지는 경우가 있을 때, 연필 한 자루같은 단순한 일상의 필기도구조차 훌륭한 표현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러한 그들과는 다른 여유로운 바쁜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운 무리들이 배회하고 휴식하는 50가 록펠러 건물 지하통로의 휴식공간에서 저녁마다 여유롭게 그들을 바라보며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 또한 늦은 밤이 되면 사용료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밤거리로 쫓겨 나야 한다.